개인적으로 4월 4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 날과의 첫 번째 인연은 개인적인 일에서 비롯됐다.

두 번째 인연은 20여년에 걸친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탐구때문에 이뤄졌다. 4월 4일자 조선일보와 위클리비즈 2면에 '위비클럽 webiclub.chosun.com' 사고와 안내 기사가 각각 게재됐다. 위비클럽은 1986년 대학가 하숙집에서 PC를 처음 접한 이후, 디지털 세계 탐험에 나서 지금까지 실험했던 것들중 일부를 현실에 옮긴 것이다.

위비클럽는 일단 위클리비즈의 기사 1500여개를 소재로 만든 웹사이트이다. 겉으로 보면, 매일 쏟아지는 또 하나의 웹 미디어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위비클럽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웹의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선보인 것이다. 비록 위비클럽이 아직 강호의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받을 만한 수준을 갖추지 못했지만, 기존 웹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인식과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위비클럽이 지향하고 있는 새로운 웹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눈에 보이는 위비클럽은 기반 콘텐츠 플랫폼위에서 매쉬업 Mash up형태로 구현된 것에 불과하다. 즉, 위비클럽은 기반 플랫폼(지금까지의 코드명 위키스토리)위에서 위클리비즈라는 아이덴티티를 가상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실제 백엔드 시스템은 위비클럽이 아니라, 위키스토리라는 플랫폼이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기반 플랫폼위에서 새로운 웹 서비스가 무한정 생성되고, 독자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새로운 웹 서비스 역시 위비클럽처럼, 독자 도메인과 독자 스킨을 사용해 독자적 아이덴티티를 구현할 수 있다.

둘째, 텍스트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재 구성하여 액자 frame를 입히려고 시도하였다. 텍스트 콘텐츠에 액자를 입히는 목적은 콘텐츠에 오리지낼리티 originality를 부여하여, 매쉬업 또는 재 사용에 필요한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콘텐츠 액자 입히기 1차 대상은 1500여개 기사에서 추출한 인물, 용어,기업,상품,지명,책 등 기본 요소이다. 1500여개 기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요소는 기사와 책 등에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공통 콘텐츠였다.

추출한 공통 콘텐츠를 매쉬업 또는 재 사용이 가능한 기반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각 항목을 하나만 만들고 그 항목에 조금씩 정보를 채워나갔다. 즉, 공통 콘텐츠의 경우 중복 생성을 허용하지 않고, 고유 항목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채택하였다.

셋째, 초창기 웹 정신으로 돌아가 검색엔진이나 DBMS와 같은 자동화 솔루션보다 사람의 머리와 손을 활용하는 수공업 형태를 지향하였다. 즉, 사람의 경험과 전문적인 안목에 기반하여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고 운영하고자 하였다.

1500여개의 기사는 각기 다른 기사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또 기사와 기사를 연결하면 새로운 암묵지를 만들어낸다. 어떤 경우에는 기사가 시대 환경에 따라 재 해석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지식도 매일 쏟아지고 있다.

1500여개 기사에서 한국 경제에서 원하는 지식을 어떻게 추출해낼 것인가? 또는 사람들이 원하는 암묵지와 형식지를 추출해서 전달할 것인가? 새로운 지식을 어떻게 기존 지식에 융합시킬 것인가?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이라는 구글의 페이지랭크에 의존할 것인가?

1500여개 기사와 사람의 지적 수요를 연결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1500여개 기사를 샅샅이 알고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 사람은 마치 히말라야 산맥을 꿰뚫고 있는 전문 산악인과 같은 사람이다. 등반 전문가는 히말라야 산맥의 각 등산로의 특성, 계절별 기후 특성, 산과 산의 연결 등을 잘 알고 있다. 이들에게 히말라야 산맥에 대해서 물어보면 즉시 원하는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위비클럽의 인간 검색엔진은 안내에만 그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 없이 쏟아지는 경제,경영 관련 지식을 리뷰하면서 기반 콘텐츠에 새로운 지식을 덧붙이고, 합치고, 쪼개고, 새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위비클럽 운영자는 마치 정원을 가꾸듯이 매일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고 새로운 나무와 화초를 새로 심고 또 매일 새로운 땅을 구입하여 정원을 넓혀나가고 있다.

위비클럽의 '위대한 도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위비클럽의 현재 모습은 어설프고, 허점투성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알찬 사이트가 될 것이다. 마치 산 꼭대기에서 손으로 뭉친 작은 눈덩이가 산을 타고 내려올 수록 점점 더 커지는 'Snow Ball'과 같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경제 경영분야에서 확실히 차별화되는 명품 사이트가 될 것이다.

4월 4일 오픈을 앞두고 한국의 유명한 IT 선각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웹 세계에 대해 'Contents Clouding'이라는 이름을 지어보았다. 'Cloud Computing'이라는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구름위에 떠 있는 컴퓨텅 파워를 필요할 때 마다 가져다 쓰듯이, 구름위에 떠 있는 콘텐츠를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사용할 수 있는 웹 플랫폼을 지향해보자는 것이다.

콘텐츠 클라우딩이 되려면, 구름위에 떠 있는 기반 콘텐츠가 완전하게 하나만 존재하면 된다. '거스 히딩크'에 대한 한글 정보라면 하나의 완전한 콘텐츠 1개만 있으면 된다. 이 콘텐츠는 히딩크 관련 책,기사,동영상,사진 등 다른 액자형 정보와 연결되어 있으면 된다.

이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는 구름에서 빌려다 소재로 삼고 자신의 콘텐츠를 덧붙이면 된다.(Mash up)

앞으로 인터넷의 역사에서 4월 4일을 함께 기억할 수 있는 동지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Posted by 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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