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내일 중학교에 입학합니다.

입시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딸아이가 특목고에 입학하려면 이른 바 '선행학습'이라는 것을 지겹게 해야 합니다. 또 내신을 잘 얻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이 혼자서 수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부모가 매니저 역할을 해야 합니다. 물론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학원비, 교재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제가 당사자가 되고 보니, 한국에서 가장 유망한 사업분야가 '사교육'분야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됐습니다.

저는 서서히 가정을 조여오는 입시로 인한 고통을 의식하면서 올해 초 나름대로 '당당한 세계 시민으로서 자질'을 교육 목표로 세웠습니다.

약 5개월 주말 내내 딸아이와 함께 시간을 지내면서 제가 얼마나 비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는가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현실은 제 꿈을 비웃습니다.

중 1 딸아이의 교육 환경은 이러합니다.

좋은 학원에 가기 위해 선행학습을 해야 합니다. 영어학원 숙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성인이 주말에 10시간 정도 투입해야 감당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거기다 학교의 각종 시험에 대비해야 합니다. 중1의 첫 시험은 학력평가시험입니다.

학력 평가 시험에 대비한 문제지 2종류를 아내가 구입해서 주말 내내 딸아이가 풀도록 했습니다.

어른 두 명이 딸아이 공부 매니징에 주말을 다 투자했습니다. 일요일 오후 10시쯤이면 세 식구가 모두 지칩니다.

일기쓰기, 책읽기, 신문 스크랩 읽기 등 이런 것들은 꿈에도 못 꿉니다.

세 명이 1주일 내내 허덕이다 시간을 다 보내는 것 같습니다.

대화 내용에서 고상한 내용을 찾기 어렵습니다. 학원이며, 공부며 모두 입시에 관한 내용입니다.

세계 시민 자질 함양을 위해 한국사와 세계사를 가르치고 영어 구사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야무진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작심 두달째에 이미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중1부터 시작되는 입시 지옥에서 벗어날 방도가 없을까요?

새 정부가 교육개혁에 적극 나서겠다고 하는데, 벌써 부터 불신감이 가슴에 쌓입니다.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교육 개혁이 무슨 감동을 주겠습니까? 안타까울 뿐입니다.

Posted by 펜맨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올해 중학생이 됩니다.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숙제했니?", "학원 갈 시간이다." "뉘 집애는 S반이라고 하더라...너는 뭐하냐."

집안에서 발신되는 메시지의 80%가량은 딸 공부와 관련된 것 같습니다. 어쩌다가 저도 이런 게임에 휘말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말에 딸을 붙잡고 딸이 학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교재를 사용하는지를 알아 보기로 했습니다. 또 과제를 처리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문제는 선행학습입니다. 너도 나도 선행학습에 나서니, 이제 겨우 중 1이 되는 딸아이가 산더미와 같은 과제에 묻혀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주말 이틀 동안 딸과 함께 보내면서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저절로 갖습니다. 제가 한창 공부할 때도 저렇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절대적인 분량이 많고, 또 대학입시를 끝낼 때까지는 선행학습과 성취도 검사를 반복해야 하기때문에 과제가 줄어들 수 없는 게임입니다. 대학에 가서도 고시에 나서거나 법률대학원 시험 준비를 하려면 또 학습 체바퀴에서 빠져 나오기 못하겠지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무력감을 느낍니다. 딸 아이가 중학생이 될 때까지 언론에 선행학습이나 특목고 문제가 나오면 시니컬하게 대응했습니다.

'뭐 공부할 것이 있다고 그 난리냐'는 생각이었지요. 그러면서 '정말 우리나라 교육제도 문제다..'라면서 남의 동네 이야기 하듯이 했습니다.

제가 현실에 닥치니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현실을 따르느냐, 아니면 세속적 관심을 끊느냐는 선택 밖에 없어 보입니다. 또 다른 극단적인 선택이라면 '기러기 네트워크'에 합류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말도 안되는 교육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가을부터 이 놈의 교육 현실과 한판 붙기로 했습니다.

일단, 그동안 탐색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배우는지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하도 다양한 교재를 봐야 하기 때문에, 교재를 보는 일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탐색전을 마무리하고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시민교육을 하느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포스트에서 밝혔듯이 '당당한 세계 시민으로서 자질'이 21세기 한국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1.자기 시간 관리

2.자기 목표관리

3.역사(한국사/세계사)교육

4.영어 등 외국어 교육

5.사회 봉사와 같은 공동체 교육

가장 먼저해야 하고 가장 어려운 과제는 역시 딸아이에게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뭐, 서점에 깔려 있는 자녀 학습 성공기에 나오는 '자기 주도형 학습'을 하도록 하자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한국 교육현실과의 한판 승부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전할 것입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으니까요.

Posted by 펜맨

블로그 관련 모임에 블로그 에벤젤리스트들을 만나면, "한국에서 블로그 문화가 꽃을 피울 것인가, 아니면 한국의 변형 문화에 가려 시들것인가"를 놓고 토론을 벌이곤 한다.

이들은 블로그가 인터넷 문명 시대에 갖는 보편성과 문화적 파괴력에 확신을 지니고 있다.

인류가, 말과 글을 발명한 이래, 구텐베르그의 활자 그리고 라디오, 텔레비전 등을 거쳐 인터넷 블로그에 이르러면서 이전 어떤 시대에도 구현하지 못한 소셜 미디어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블로그의 본질은 "따로, 또 같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속성을 가장 극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점이다.

블로그는 개인 미디어이자 개인 정보 관리 시스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누구나 일기장을 갖듯이 개인 정보기록 장을 사이버 공간에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립에 대한 인간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고 있다.  즉, 블로그를 통해 나의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또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함께 토론하면서 여론을 모을 수 있다.

나만의 Audience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을 블로고스피어를 통해 찾아낸 셈이다.

이전, 홈페이지와 블로그와의 결정적 차이점이 바로 소셜 미디어적 속성이다.

이전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나만의 청중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만들어 야후 디렉토리 서비스 목록에 상위 리스트에 등록되기 위해 노력했던 90년대를 회고해보면 그 점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블로그는 인간이 1950년대부터 상상했던 인터넷 세계가 어느 정도 구현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개인 미디어의 최종 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포스팅 에디터, 개별 포스트간 연결과 자유로운 메타정보 이동과 연결 등 해결해야할 숙제들을 많이 안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영미권과 일본어권, 중국어권에서 블로그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정보의 소비와 생산 플랫폼이 거대 포털이나 폐쇄형 커뮤니티에서 블로그로 해체되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블로그가 개인의 아이덴티를 추구하면서 서로 사회적으로 연결되려는 인간의 속성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블로그 문화가 꽃을 피울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토론하는 것은 어리석운 토론이라고 봐야 한다.

다만, 한국의 블로그 문화가 초창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 우려스러운 현상들이 여러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우선, 구글 애드센스 문화를 악용해 돈벌이를 하려는 스팸 블로거들이 블로고스피어를 더럽히고 있다.

둘째, 블로그 문화의 본질인 읽고 쓰기 문화가 정착되는데 교육적인, 문화적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영미권에서 표절은 퇴학조치에 해당될 정도로 남의 정보를 인용하는데는 절차와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문화가 어릴적부터 강조된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과 문화는 결론부터 말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듣고 자라고, 논술도 외워서 해치우는 나라에서 글쓰기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기 어렵다.

셋째, 문화적 다양성, 지적 다양성이 부족한 점을 들 수 있다. 블로깅의 본질은 개인 작업에 있고, 그 작업을 바탕으로 나만의 롱테일 독자와 연결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특정 주제, 인기 주제 등 시류를 쫓지 않고 자신만의 지적 세계, 관심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 블로그 스타에 대한 열망을 지닌 블로거들이 백화점식 지식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한 배우가 "나는 한 놈만 조진다"라면서 다수의 적들을 제압하지 않았는가?

블로그 세계에서는 자신만의 관심, 지식 세계를 구축하면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롱테일 독자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한글로 블로깅하는 최대의 단점이 바로, 한국어 권 밖에 있는 블로거들와 연결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블로그 에벤젤리스트중 한국의 블로그 문화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이유도, 위와 같은 한국의 특이성 때문이다.

그래도 희망을 블로그에 희망을 걸어보자. 블로그가 인간의 본성과 이상에 가깝기 때문에...




Posted by 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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