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잠원동을 기점으로 한강 동쪽 코스를 택했다.

출근길이 서쪽 코스이다 보니 반포에서 성산대교까지 길은 이제 눈에 익숙하다.

휴일을 맞아 동쪽길로 방향을 잡았다. 최근 반포대교 공사가 시작되면서 잠원~반포지구 걷기 코스가 망가진 것도 방향 선회의 원인이었다.

잠원에서 시작해 한남대교를 지나 동호대교까지 걸었다.

휴일이라 좀 여유를 가졌다. 그래서 주머니에 든 캠코더를 만지작거리며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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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 위클리 비즈 4월 12일자를 보니, 일본 문화 콘텐츠의 힘도 '스토리텔링'에 있다는 분석이었다. 즉, 일본의 전통이 '모든 것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만물신 사상에 뿌리를 두다 보니, 찐빵을 갖고도 찐빵맨을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수긍이 간다. 어릴 때 허영만의 '각시탈'을 보며 자란 탓인지 일본, 일제하면 기겁을 했다.

까닭없이 일본문화에 대한 심한 거부감이 청년기까지 지속됐다. 노래방에서 일본 노래 부르는 사람에게 적개심을 품곤했다.

일본 문화에 조금 마음을 연 것은 우습게도 일본 만화영화를 보면서부터다. 물론, 딸 아이가 일본 만화를 볼 때 어깨 너머로 보면서 부터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만화영화를 보면서 일본 대중문화가 간단치 않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물신이라는 단어에 공감한 것도 하야오감독의 만화를 봤기때문이리라. 센과 치이로 이야기에서 만물신을 스토리텔링한다.

각설하면, 우리나라에도 이야기거리가 참 많다. 그런데 대중의 눈과 귀를 잡을 만한 스토리텔링의 힘은 허약하다.

한강만 해도 그렇다. 한국의 역사와 같다고 할 정도로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런데, 한강에 관한 스토리가 별로 없다.(물론 지식이 짧아 이런 판단을 하는지도 모른다)

스토리가 없다고 한탄만 할 수 없다.

스토리텔링을 신화나 판타지중심으로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다. 작은 이야기거리라도 진실하고, 의미를 지니면 된다.

한국인이 왜 스토리텔링에 약하게 됐을까? 이 문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탐구해봐야겠다.

다시, 한강으로 돌아오면 한강의 다양한 요소를 비주얼로 스토리텔링하면 많은 사람들이 한강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또 한강이 한국인의 뿌리라는 점을 알게 되면 외국인에게도 한강의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한강의 동쪽 코스 이곳 저곳을 찍어댔다. 물론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염두에 두고서...





Posted by 펜맨

아침에 걸으면서 주머니에 캠코더를 넣고 다닌다.

생각날 때 한강의 모습을 담기위해서다. 특별한 장면을 찾은 적은 없다.

그냥 '이거다'싶으면 꺼내들고 찍는다.

솜씨도 형편없다. 구도잡기도 싫고, 빛량을 조절하기도 싫다. 그냥 내 눈이 본대로만 담았으면 한다.

그러니 영상이 재미가 없다. 늘 비슷한 풍경이 잡힌다.

그런데, 늘 같은 장소를 지나다니며 찍다보니 슬슬 스토리가 잡히는 듯도 하다.

만약,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같은 곳을 찍는다면 그것도 훌륭한 스토리텔링일 것이다.

각종 강연을 듣다보면, 이야기에 쏙 빠지는 경우도 있고, 하품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전자는 대부분 스토리가 있거나, 정보가 있는 경우다. 후자는 스토리도, 새로운 정보도 없는 경우다.

새로운 정보라도 이왕이면 스토리에 싸여 있으면 더욱 좋다.

여기에 하나 더하자면, 스토리를 오감으로 들려주는 것이다.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으면 그 스토리가 마음속에 살아남는다.

한강을 따라 걸으면서 캠코더를 들고 다니는 것은 비주을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엿보기 위함이다.

언젠가, 한강 스토리를 비주얼화할 수 있으리라.

그러면 나의 한강 스토리가 공감을 줄 수 있으리라.





Posted by 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