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가 이사를 했다. 같은 건물에서 13층에서 10층으로 내려왔다.

공간이 이전 보다 넓어진 것은 아닌데, 이사를 하니 괜히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사무실 벽마다 책장이 붙박이로 붙어 있는 점이다.

이사를 한 뒤 짐 정리할 것이 있어 일요일 오후 다시 한강을 향했다.

출근 시간대에 한강을 늘 보았는데, 일요일 오후 한강 풍경을 보니 또 새롭다.

서쪽 지는 해가 처연하다. 아름답다. 다리에 걸친 해도, 숲 나무 위에 걸친 해도 반갑고 아름답다. 서울의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마음은 무겁다. 위기와 고통은 한꺼번에 닥친다고 했나. 어려움은 순서가 없다고 했나?



그래도 한강의 새로운 얼굴을 보니 기분이 나아진다. 긍정적인 모드로 돌아온다.

좋은 것도 생각하기 힘든데, 나쁜 것만 생각해서 무엇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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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올해 중학생이 됩니다.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숙제했니?", "학원 갈 시간이다." "뉘 집애는 S반이라고 하더라...너는 뭐하냐."

집안에서 발신되는 메시지의 80%가량은 딸 공부와 관련된 것 같습니다. 어쩌다가 저도 이런 게임에 휘말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말에 딸을 붙잡고 딸이 학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교재를 사용하는지를 알아 보기로 했습니다. 또 과제를 처리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문제는 선행학습입니다. 너도 나도 선행학습에 나서니, 이제 겨우 중 1이 되는 딸아이가 산더미와 같은 과제에 묻혀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주말 이틀 동안 딸과 함께 보내면서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저절로 갖습니다. 제가 한창 공부할 때도 저렇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절대적인 분량이 많고, 또 대학입시를 끝낼 때까지는 선행학습과 성취도 검사를 반복해야 하기때문에 과제가 줄어들 수 없는 게임입니다. 대학에 가서도 고시에 나서거나 법률대학원 시험 준비를 하려면 또 학습 체바퀴에서 빠져 나오기 못하겠지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무력감을 느낍니다. 딸 아이가 중학생이 될 때까지 언론에 선행학습이나 특목고 문제가 나오면 시니컬하게 대응했습니다.

'뭐 공부할 것이 있다고 그 난리냐'는 생각이었지요. 그러면서 '정말 우리나라 교육제도 문제다..'라면서 남의 동네 이야기 하듯이 했습니다.

제가 현실에 닥치니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현실을 따르느냐, 아니면 세속적 관심을 끊느냐는 선택 밖에 없어 보입니다. 또 다른 극단적인 선택이라면 '기러기 네트워크'에 합류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말도 안되는 교육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가을부터 이 놈의 교육 현실과 한판 붙기로 했습니다.

일단, 그동안 탐색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배우는지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하도 다양한 교재를 봐야 하기 때문에, 교재를 보는 일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탐색전을 마무리하고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시민교육을 하느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포스트에서 밝혔듯이 '당당한 세계 시민으로서 자질'이 21세기 한국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1.자기 시간 관리

2.자기 목표관리

3.역사(한국사/세계사)교육

4.영어 등 외국어 교육

5.사회 봉사와 같은 공동체 교육

가장 먼저해야 하고 가장 어려운 과제는 역시 딸아이에게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뭐, 서점에 깔려 있는 자녀 학습 성공기에 나오는 '자기 주도형 학습'을 하도록 하자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한국 교육현실과의 한판 승부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전할 것입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으니까요.

Posted by 펜맨
PGA에서 활약하는 최경주선수가 잇따라 낭보를 전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들어 2승을 거뒀고, 지금까지 5승을 거둬 동양출신중 최대 승을 올린 선수가 됐습니다. 앞으로 메이저 대회에서도 선전을 하리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경주 선수의 활약에 미국 주요 언론들이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최선수가 스스로 큰 업적을 일궈내자 태도를 바꾸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최경주선수의 활약은 이전 박찬호, 박세리 등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른 선수와 의미가 다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최선수의 꾸준한 활약은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세계 민주국가의 상징이라고 하는 미국은 절처히 이방인에게 이중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수용하는 듯하면서 무시하고, 무시하는 듯하면서 또 업적을 거둔 사람에게는 존경을 표합니다.

미국 주요 언론이 최선수를 조명한 것은, '이제 존중할 만하다'라는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또는 반짝 스타가 아니라 입신의 반열에 올랐음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최선수 스스로 일궈낸 이런 업적은 정말 한국과 한국인에게 자부심을 안깁니다.

최선수의 활약을 보면서, 또 최선수의 자기 관리 과정을 보면서 우리는 그 만의 독특한 마케팅기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프로골퍼 최경주는 필드에 세 개의 태극기를 갖고 다닌다. 골프화 오른쪽 뒤꿈치에 조그만 태극기가 붙어 있고, 골프 백 한가운데에도 태극기가 있다. 또 ‘CHOI’라고 새겨진 캐디의 겉옷 앞에서도 태극기를 발견할 수 있다. 엊그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주최하는 AT&T 내셔널 대회에서 최경주를 만났을 때도 태극기는 어김없이 그를 따라다녔다.<기사 출처>



그는 미국 PGA데뷔 초반, 언어 문화 인맥 등 모든 장벽과 싸워야 했습니다. 그 때 최선수가 선택한 극복전략은 태극기를 앞세워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최선수가 신발뒤, 캐디백 등에 태극기를 새겨넣은 것은 "봐라, 나는 한국인이다. 내가 영어를 좀 못한다고, 내가 너희들과 좀 친분이 없다고? 그것은 내가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이다. 두고 봐. 실력은 내가 더 나을 터이니까"라는 메시지를 무언으로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제 당당한 세계 시민으로서, 당당한 승리자로서 미국 매스컴 앞에 섰습니다. AT&T 대회 우승후 프레스 타임때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정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최선수의 성장과 자기 관리 방법을 보면서,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혼을 담은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나는 나다. 나의 길을 걸어가련다"

최선수가 앞으로 꾸준히 활동하면서 더 큰 성취를 거두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한국과 한국인이 세계 무대에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는 교훈을 전하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펜맨

블로그 관련 모임에 블로그 에벤젤리스트들을 만나면, "한국에서 블로그 문화가 꽃을 피울 것인가, 아니면 한국의 변형 문화에 가려 시들것인가"를 놓고 토론을 벌이곤 한다.

이들은 블로그가 인터넷 문명 시대에 갖는 보편성과 문화적 파괴력에 확신을 지니고 있다.

인류가, 말과 글을 발명한 이래, 구텐베르그의 활자 그리고 라디오, 텔레비전 등을 거쳐 인터넷 블로그에 이르러면서 이전 어떤 시대에도 구현하지 못한 소셜 미디어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블로그의 본질은 "따로, 또 같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속성을 가장 극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점이다.

블로그는 개인 미디어이자 개인 정보 관리 시스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누구나 일기장을 갖듯이 개인 정보기록 장을 사이버 공간에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립에 대한 인간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고 있다.  즉, 블로그를 통해 나의 메시지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또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함께 토론하면서 여론을 모을 수 있다.

나만의 Audience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을 블로고스피어를 통해 찾아낸 셈이다.

이전, 홈페이지와 블로그와의 결정적 차이점이 바로 소셜 미디어적 속성이다.

이전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나만의 청중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만들어 야후 디렉토리 서비스 목록에 상위 리스트에 등록되기 위해 노력했던 90년대를 회고해보면 그 점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블로그는 인간이 1950년대부터 상상했던 인터넷 세계가 어느 정도 구현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개인 미디어의 최종 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포스팅 에디터, 개별 포스트간 연결과 자유로운 메타정보 이동과 연결 등 해결해야할 숙제들을 많이 안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영미권과 일본어권, 중국어권에서 블로그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정보의 소비와 생산 플랫폼이 거대 포털이나 폐쇄형 커뮤니티에서 블로그로 해체되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블로그가 개인의 아이덴티를 추구하면서 서로 사회적으로 연결되려는 인간의 속성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블로그 문화가 꽃을 피울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토론하는 것은 어리석운 토론이라고 봐야 한다.

다만, 한국의 블로그 문화가 초창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 우려스러운 현상들이 여러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우선, 구글 애드센스 문화를 악용해 돈벌이를 하려는 스팸 블로거들이 블로고스피어를 더럽히고 있다.

둘째, 블로그 문화의 본질인 읽고 쓰기 문화가 정착되는데 교육적인, 문화적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영미권에서 표절은 퇴학조치에 해당될 정도로 남의 정보를 인용하는데는 절차와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문화가 어릴적부터 강조된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과 문화는 결론부터 말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듣고 자라고, 논술도 외워서 해치우는 나라에서 글쓰기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기 어렵다.

셋째, 문화적 다양성, 지적 다양성이 부족한 점을 들 수 있다. 블로깅의 본질은 개인 작업에 있고, 그 작업을 바탕으로 나만의 롱테일 독자와 연결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특정 주제, 인기 주제 등 시류를 쫓지 않고 자신만의 지적 세계, 관심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 블로그 스타에 대한 열망을 지닌 블로거들이 백화점식 지식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한 배우가 "나는 한 놈만 조진다"라면서 다수의 적들을 제압하지 않았는가?

블로그 세계에서는 자신만의 관심, 지식 세계를 구축하면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롱테일 독자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한글로 블로깅하는 최대의 단점이 바로, 한국어 권 밖에 있는 블로거들와 연결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블로그 에벤젤리스트중 한국의 블로그 문화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이유도, 위와 같은 한국의 특이성 때문이다.

그래도 희망을 블로그에 희망을 걸어보자. 블로그가 인간의 본성과 이상에 가깝기 때문에...




Posted by 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