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들과 영화를 관람했다.

'워낭소리'. 경북 봉화의 한 농가를 무대로 40년을 산 소와 그의 주인을 주인공으로 삼은 다큐멘터리였다.

영화가 끝난 뒤 아내의 눈시울은 붉어있었다. 따님은 잠이 들었는지 눈을 감고 있었다. 뒷자리를 돌아보니, 눈물을 훔치는 관람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저녁에 혼자서 눈을 감으니, 영화속의 대사가 가슴을 파고 든다.

"아, 아파", "안 팔아", "내 팔자야"

영화속의 늙은 농부는 한쪽 다리가 불편한 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논밭을 일구며 살아왔다. 영화속의 소와 인연을 맺고 40여년을 살면서 소에게 의지하고, 또 소를 돌보며 살아왔다.

그는 눈이오나 비가 오나 해뜨기전에 일어나, 새벽 여명을 보며 소를 몰고 들로 나선다. 논밭을 매고 틈나는 대로 소에게 먹일 꼴을 베고, 짚을 썬다.

손가락이 굽고, 발가락의 뼈가 빠질 정도로 80세 가까이 힘든 노동을 견뎌온 분이다.

그 분이 가끔 들이나 방에 누워, '아, 아파"라고 한마디를 내 뱉는다.

이 말이 어찌그리 가슴을 파고 드는지.

늙은 농부는 늙은 소를 먹일 힘이 달리자, 고심끝에 소를 몰고 소시장으로 향한다.

소 중개인들이 소를 헐값에 사려고 하자, 그는 또 외친다. "안 팔아"

이 말도 가슴을 후비고 들어온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딸에게 물었다. "어떤 대사가 가장 많았지?"

"내 팔자야~"

영화속에서 늙은 농부의 아내는 고생하는 남편을 보면서, "아이고 내 팔자야~"라고 수시로 외친다.

안타까움의 표현이리라.

마음이 아프다. 나도 모르게 "아, 아파"라고 외치고 있다.


Posted by 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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