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퇴근용으로 자전거를 한대 장만하였다. 올 초부터 꾸준하게 걸어사 회사에 출퇴근하기를 실천하고 있었다. 마침 집과 회사가 한강과 안양천으로 연결돼 있어 걸어서 출퇴근하기를 통해 운동시간과 생각정리 시간을 한꺼번에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한강변에서 박창신기자를 우연히 만나 사진 촬영을 부탁. 아직 어색한 표정>

그런데, 이 시즘에서 자전거를 구입한 것은 한강변을 다니면서 자전거 이용객의 폭증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일일이 자전거 대수를 시간대별로 세어보지는 않았지만,육감적으로 올초부터  자전거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 나름대로 '새로운 조류'(Next Wave)를 보는데 일가견이 있다고 스스로 착각하고 사는 탓에 '자전거 세상이 오는가?'라는 화두를 붙들고, 인터넷의 안팎에 자전거 흐름을 체크해보았다. 자전거관련 인터넷 카페에도 들어가보고, 자전거 가게에 들어 판매 동향도 물어보았다.
 
이런 저런 조사끝에 '아! 이제 자전거가 세상을 변화시키겠구나!'라는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 그런 결론을 내자마자, 자전거를 장만해 26Km에 이르는 출근 길에 자전거를 몰고 나갔다.
 
한강 자전거 도로에 미니벨로를 타고 나선 기분은,  1980년대 후반에 PC하나 마음먹고 장만해 PC통신망에 처음 접속한 기분과 비슷했다. '공간 이동의 자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설레임' '새로운 네트워킹에 대한 기대' ...
 

새로운 정부가 국가 성장전략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들고 나왔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미 지구촌 화두로 떠오른지 꽤 됐다.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지구촌이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삶의 터전을 온전하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탄소를 줄일 수 밖에 없다고 깊이 자각했기 때문이다.

 
녹색성장전략은 신재생에너지 개발, 그린 홈, 그린 카 등 여러 가지 세부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녹색성장 전략의 핵심은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적, 제도적 방안을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찾는 것이다.
 
녹색성장 전략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지면, 우리 삶이 크게 바뀔 것이다. 집 구조가 바뀌고, 자동차가 달라질 것이다. 또 전력 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산업, 에너지 산업 등이 새롭게 재편될 것이다. 도시의 모습도 크게 바뀔 것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위주의 도로체계가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교통수단위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도로체계가 바뀌면 도시의 얼굴도 달라질 것이다.

<한강변에서 만난 조선일보 박창신기자와 그의 애마 Trek> 

IT산업 관점에서도 녹색성장 전략은 핵심 화두다. 델컴퓨터, IBM  등 세계굴지의 IT기업들은 이미 몇해전부터 그린IT라는 개념을 도입해, 저탄소 시대에 대비해왔다. 그동안 논의된 그린 IT 개념은 크게 IT장비 자체가 탄소를 적게 배출하도록 설계하는 방향과, 지구온난화 문제를 분석하거나 예측하는데 IT인프라와 지능을 활용하려는 방향으로 나뉜다.

 
그러나 그린 IT논의는 지금까지 논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거대 담론이다. IT분야에서 축적해온 지식과 지구촌에 구축한 IT인프라에 상상력을 보태어 인류가 지속가능한 사회에 진입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린IT의 화두를 '자전거'와 '인터넷'융합이라는 관점에서 상상력을 펼쳐보았다. 자전거는 인간이 발명한 이동수단중에서 인간 힘만으로 움직이는 몇 안되는 수단중의 하나다.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탄소제로 이동수단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아이콘과 같다.

자전거의 그런 점에만 주목한다면, 그린 IT의 세계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1980년대 후반 PC를 접했을 때 흥분을, 자전거의 재발견에서 느끼는 것은 자전거와 인터넷의 유사성때문이다.

 
즉, 인터넷은 정보와 정보를 개체단위로 연결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일으켰다. 자전거는 개인과 개인을 개체 단위로 연결함으로써 이동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정보혁명의 폭발력은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소유할 수 있는 블로그와 같은 퍼스널 미디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동혁명은 누구나 저렴하게 소유할 수 있는 퍼스널 비히클 Personal Vehicle에 뿌리를 둘 것이다. 
 

인터넷이 미디어 산업을 바꾸고, 상거래 시스템을 바꾸고 정치구조마저 바꿨다면, 자전거는 도시 구조와 교통산업을 바꿔놓고 문화를 바꿔 놓을 것이다. 

감히 예측해본다면, 앞으로 자전거와 인터넷의 융합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다. 자전거에 GPS를 붙이고 RFID를 장착한 유바이트 u-Bike는 데모에 불과하다. 이를 테면 대한민국이 자전거로만 다닐 수 있도록 자전거도로망이 촘촘하게 갖춰진다고 상상해보자. 자전거는 유무선네트워크을 필연적으로 필요로 할 것이고, 또 다양한 생활정보 Lifestyle contents와 연결될 것이다.
 
필자의 상상력이 자전거 장만으로 인한 흥분때문에 너무 나간 것일까?  인터넷에서 더 이상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시점에 자전거를 만났기 때문일까? 그 결과를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Posted by 펜맨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hojai 2008.10.05 2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사장님 블로깅이 갈수록 철학적으로 변모하고 계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