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신정일 선생의 '다시 쓰는 택리지'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전주 향토사학자인 신정일선생은 걸어서 한국의 산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으로 이름이 높다.

한강을 걷기 시작한 뒤 인터넷 서점에서 신정일선생의 신간이 눈에 번쩍 띄었다. '한강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란 책이었다.

이 책은 신정일선생이 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시 검용소에서 시작해 김포 월곶까지 걸으면서 보고 듣은 한강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강을 매일 걷다 보니 한강 관련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조선시대에 한강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 눈에 어디 출신인지를 알 수 있다는 대목이 흥미를 끌었다.

즉, 목덜미가 새까맣게 탄 사람은 뚝섬 사람이고, 얼굴이 새까맣게 탄 사람은 마포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한강이 동서로 흐르기 때문이었다. 뚝섬 사람들은 신선한 미나리 새벽에 용산 한강 하류쪽으로 팔기 위해 배를 타고 한강에 나서는데, 이 무련에 해가 동쪽에 뜨기 때문에 목덜미가 해빛에 타기 마련이다.

이에 비해 마포 사람들은 새벽에 새우를 잡아서 용산 등 한강 북쪽으로 팔기 위해 배를 동쪽으로 몰기 때문에 얼굴이 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현대판 뚝섬 미나리 장수였다. 아침에 잠원동에서 출발해 노량진쪽으로 매일 걷다 보니, 동쪽 해을 등에 지고 가는 셈이다. 이런 루트때문에 나도 목덜미가 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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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포스트를 한지 너무 오래됐다.

블로깅을 주기적으로 지속하기가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블로깅을 멈춘 동안에도 한강 걷기를 계속했다.

최근에는 비가 오는 날이 많았는데, 비오는 날 한강걷기를 어느덧 좋아하게 됐다.

우선, 오가는 사람이 적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날씨 좋은 날, 그리고 휴일 한강 고수부지는 북새통이다.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팅, 마라톤 등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편안하게 걸을 수가 없다.

비오는 날 한강을 걸어가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찰랑거리는 한강 물 소리도 귀에 잘 들린다.

안개가 낀 강 건너 동네 풍경도 제법 그럴 듯하다.

외국 건축가가 한강변에는 못 생긴 아파트만 늘어서 있고, 레스토랑이나 예술 공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강 주변에는 못 생긴 아파트나 빌라만 아슬하게 붙어 있다. 왜 우리는 한강변을 이렇게만 개발했을까.

요즘 한강 르네상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강을 제대로 살리는 길은 한강에 이야기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접근성이나 오락성만 강조해서는 한강을 명품으로 만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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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걷기,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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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Storytelling News -페이퍼 웍스 기법으로 이동통신 요금제도를 풀이하다

LG텔레콤의 최대 고민은 3위 사업체라는 점에 있습니다. 이통통신 산업은 시장 점유율이 한번 결정되면 거의 그대로 판이 유지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판이 바뀌는 경우는 기술 혁신이 도입될 때가 유일합니다.

이른바 3세대 이동통신은 고속데이터 통신을 기본으로 하는 신규서비스입니다. 이 시장을 2위 사업자인 KTF가 지난해 쇼(Show) 라는 브랜드로 치고 나왔습니다. 3G플러스라는 브랜드로 엉거추춤 '쇼'를 바라보았던 SK텔레콤이 올해 T라는 브랜드를 들고 반격에 나섰습니다.

'생각되로 되고'송이 길거리와 TV화면을 도배하고 있을 정도로 1위 업체의 반격이 거셉니다.

3위업체 LG 텔레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형국입니다. LG텔레콤은 인터넷 풀 브라우징을 강조한 OZ라는 브랜드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서비스 홍보의 최대 약점은 복잡한 서비스 구조를 전달해야 하는 점입니다. 이동통신 서비스 구조가 복잡한 것은 계약조건에 따라 요금이 천차 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동안 계약을 하느냐, 번호이동이냐, 기기 변경이냐 등에 따라 요금 체계가 다른데, 요즘, 가족 요금제 등이 도입되면서 서비스 체계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소비자들이 소비자보호원 등에 자주 이의를 제기하는 서비스 분야도 이동통신분야입니다. 약관을 제대로 읽지 않으면 실제 요금이 어떻게 매겨지는지를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LG 텔레콤은 OZ의 무한 자유요금제를 내놓으면서 비주얼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했습니다.

특히, 목소리, 종이, 펜, 손 등으로만 스토리를 풀이하는 페이퍼 웍스 기법을 도입했습니다. 페이퍼 웍스 기법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스타와 화려한 영상을 배제함으로써 메시지(정보)전달에 최대한 집중. 이유는 웹에서 영상클립을 이용하는 사람의 특성은 정보를 찾기 위해 두뇌를 켜기 때문입니다.( turn brain on)

이와 반대되는 현상은 TV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려는 사람은 두뇌를 꺼는 습성이 있습니다.(Turn brain off)

둘째, 정보를 빠르게 이야기 구조로써 풀이함으로써, 정보 이용자의 집중도를 높임.

셋째, 친구가 옆에서 풀이해주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임.

넷째, 소리와 손동작, 간단한 추임새를 통해 정보에 위트를 가함으로써 스토리의 묘미를 살림.

페이퍼 웍스기법의 장점은 위와 같습니다. 일반 광고와 한번 비교해보십시오.

분명한 차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광고는 스타를 통해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거나, 제품의 특성중 일부를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보 전달보다 이미지 전달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지요.

이런 기법은 복잡한 서비스를 설명하거나, 제품의 특성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제작비도 억대를 넘습니다. 무엇보다 광고의 스토리텔링 구조는 페이퍼 웍스에 비해 취약합니다. 30초에 모든 것을 걸다 보니 이야기 구조를 제대로 구현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21세기는 스토리텔링의 시대입니다. 특히 비주얼 콘텐츠를 통해 기업의 다양한 측면을 스토리로 들려줘야 소비자가 좋아하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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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맞아 딸과 함께 한강을 찾았다.

또래중 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가족 나들이를 갔다고 한다. 딸아이는 신통방통하게 보채지 않는다. 연휴에 하고 싶은 것을 말해 보라고 했더니, 자전거 타고 싶다고 한다.


유치원시절 두 발 자전거에 도전했다고 포기했던 기억을 더듬었던 것일까?

자전거가 타고 싶다고 한다. 친구 자전거를 한번 타보았는데, 앞으로 굴러갔던 경험이 좋았던 모양이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딸과 함께 한강을 탐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4일 한강에서 자전거를 처음 빌렸다. 딸 아이는 자전거를 잘 탔다. 운동장에서 몇 바퀴 돈 뒤 한강 둔치 자전거 코스로 데려갔다. 회전 연습, 브레이크 연습을 시켰다. 금방 익숙하게 자전거를 몰았다. 좁은 길에서 회전하는 것이 서툴렀다.

5일에도 자전거를 타러 한강에 갔다. 이번에는 자전거를 두 대 빌렸다. 딸 아이가 자전거에 제접 익숙한 듯하여 함께 타기로 했다.

좀 무리를 했다. 반포대교쪽에서 출발해 동작대교를 지나 한강대교까지 갔다.

평소 출근 길이라 딸아이를 자신있게 안내했다.

한강대교 근처에 가자 욕심이 생겼다. 한강을 건너보자.

나는 마흔 중반에 처음 한강대교를 건너며 서울을 느꼈는데, 딸 아이는 나 보다 먼저 서울을 느낄 수 있으리라.

나는 자전거에 내려 자전거를 몰면서 걸어가려고 했는데, 자전거를 타고 건너겠다고 한다.

속으로 좀 걱정을 하면서, 해 보자고 했다. 앞에서 약간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딸아이 뒤를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한편으로, 대견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균형을 잡아가면 세상을 충분히 헤쳐가리라 싶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의 핵심은 균형감각이 아닌가. 굳이 중용이라고 하지 않아도 균형감각이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좁은 한강대교 인도길을 자전거를 타고 균형을 잡고 건너할 정도로 세상 살이에 균형감각을 지닐 수 있다면 험난한 세상 살이도 견딜만 하리라.

한강대교를 건너, 동부이촌동 쪽 고수부지 자전거 도로를 탔다.

길이 꽤 좋았다. 순식간에 잠수교 북단에 이르렀다.

이번에도 좁은 잠수교 인도길을 건너야 한다. 오고 가는 자전거가 많기에 걱정이 됐다.

한강을 다니면서 아차하면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속도를 좀 낸다. 사람보다 자전거가 더 우선같다.

자동차에 밀린 자전거족들의 심정도 이해할 만하지만, 사람이 우선 아닐까 싶다.

아이가 긴 잠수교를 제법 잘 건너나 싶었는데, 남단에 이르러 넘어졌다. 손을 바닥에 대는 바람에 손바닥을 다쳤다고 한다.

그래도 한강 나들이를 무사히 마친 셈이다.

재하가 오늘 경험을 통해 균형을 배웠으면 했다. 그런 깨달음으로 세파를 헤쳐갔으면 했다.

아쉬움을 디카를 못 챙겨 사진을 못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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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에 4월 28일은 충무공 탄생일같다.

구글로 검색해보니, 나의 기억이 맞다. 수 많은 위인중에서 충무공 탄신일이 유독 기억에 또렷한 것은 고교때, 교련훈련탓이다.

충무공탄신일에 부산 시내 고교생들로 구성된 학도호국단이 금정산까지 행진을 하는 행사가 있었다. 원기 왕성한 나이에 군복같은 교련복을 입고 무거운 총을 어깨에 메고 행진하는 일이 뭐 재미있었겠는가? 애국심보다 지겨움이 앞섰지 않겠나?

그래도 한가지 재미는 있었던 것 같다. 다른 학교 학생들, 특히 여고생 행진대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었던 것 같다.

이런 기억 때문에 해마다 4월28일이 되면, '아 충무공 탄생일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충무공 탄신일인 어제는 자동차를 가지고 오는 바람에 한강을 걷지 못했다.

오늘은 잠수교를 건너 용산지구를 통해서 한강대교를 넘어왔다.

지난 토요일 회사 이사짐을 풀다가, 다산 선생의 문집을 번역한 '뜬 세상의 아름다움'이 발견했던 기억탓이리라.


다산 선생이 한양에서 벼슬하던 어느 봄 날 한강에 나가 물고기 잡이를 하고 천진암에 들러 시를 짓고 나물을 따는 내용이 떠올랐다.

형제 네 사람과 친척 서너 사람이 함께 천진암으로 갔다. 산에 올라가지 초목이 빡빡한데 산 속에는 온갖 꽃이 만발하여 향기가 코를 찔렀다.

온갖 새들이 어울려 노래를 하는데, 곡조가 맑고 매끄러웠다. 서로 어울려, 걷다가 새 소리를 듣다가 하니 몹시 즐거웠다.

절에 도착해서는 술 한 잔에 시 한 수 씩 지으며 날을 보냈다. 사흘이 지나서야 비로소 돌아왔으니 얻은 시가 이십 수에다, 냉이, 고사리, 두릅 따위 맛 본 산 나물이 대여섯 가지였다. (뜬세상의 아름다움 중에서-박무영옮김)


한강대교에서 다산 선생의 고향인 양수리쪽(눈에는 보이지 않지만)을 보니, 한강의 유장함이 가슴에 다가왔다. 뭐라 말하기 어렵다.

깊고, 그윽하기도 하고, 흐름이 생명을 품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다산 선생의 시절에도 흘렀고, 지금도 흐르고 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서울을 품고, 한국인의 가슴에 흘러갈 것이다. 유장함이란 그런 것인가?

내 눈이 본 한강과 내 가슴이 느낀 감정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지 못함이 안타깝다. 내 글이 또 감정을 담지 못함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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