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3월, 초3 막내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면서 나눈 대화.
울 아들은 운동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집에만 있는 오타쿠는 또 아닌데,
넘의 집 아들 다~ 하는 축구, 농구, 태권도 이런걸 질색해요. ㅠ
군대 가면,
태권도는 필수라던데, 미리 안 해 두면 가서 고생이라는데 등...
이런 말을 들었기에 태권도 정도는 가르치고 싶었는데 말이죠.
제가 싫다는데 억지로 등떠밀며 돈 버릴 순 없는거니까요.
무튼,
아침 등굣길에 문득 왜 운동이 그리 싫은지 궁금해서 또 물어봤죠.
그랬더니 자기는 1:1은 싫대요. 단체로 하는 건 괜찮다고.
왜 그러냐 물었더니,
1:1은 지면 너무 기분이 나쁘대요.
단체전은 져도 내 책임이 아니니까 괜찮다나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나랑 다르구나 싶었어요.
저는 1:1은 괜찮은데, 단체전은 싫거든요.
왜냐면 저는 늘 누군가에게 꼭 이겨야겠다~ 이런 생각을 잘 안하는 편이라서요.
굳이 따지자면, 그런거 이겨서 뭐하나... 이런 생각이 더 커요.
(N: 현실보다 미래, 가능성 더 중요시 P: 관조적 ...의 영향이 아닐까 싶긴한데)
물론 승패가 제 점수에 영향을 준다거나 이득이 달린 중요한 문제라면 좀 다르긴 한데...
그냥 놀이할때는 개인적으로 '져주는게 맘 편하다?, 좋은 게 좋은거다.' 뭐 이런 성격이라서요.
그래서 1:1은 이길 마음이 없으니 져도 괜찮은데
단체전은 그래도 나 때문에 졌다는 말 들으면 미안하니까...,
그래서 책임감 때문에 열심히 해야 하고
졌을때 부담스러워서 싫은... 뭐 그런 감정이에요.
이게 T, F 차이인지
아니면 그냥 저랑 아들의 성격 차이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그냥 이렇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구나 ~ 싶어 끄적여봐요.
아들은 나름 전략적이고 뭐든 잘 하는 편이긴 해요.
자기 자존감이 높고, 자기 역량이 또래보다 높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군가에게 지는 걸 엄청 싫어하는 것 같은데, 그게 F 여서 그런지 지는 게 싫다는 표현으로 드러나요.
아들은 저랑 '오목'을 두다가도 지면 엄청 속상해 해요.
아니, 아무리 제가 오목을 못 두어도
살아온 시간이 얼만데, 고작 초3 이제 막 오목을 시작한 아이에게 지겠냐고요.
아무리 저의 경험 기간에 대해 설명해도 기분 나쁜 감정이 논리적으로 이해되거나 위로되지 않는것 같아요.
저는 F가 아니라서 아무리 MBTI 이론에 대해 배우고 또 주변 사람들을 관찰해서
이론적인 지식들을 머릿속에 채워놓아도
F 분들이 느끼는 그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감정' 상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건 어려운 듯해요.
아, F인 경우는 이렇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정도여서
100% 깨달음을 얻듯 명쾌하게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운 그 답답함이 좀 있어요.
T 인 제 입장에서 볼 때
"아, 그렇지 엄마는 몇년간 수도없이 오목을 두었다고 하니까
나보다 당연히 잘 두겠지." (그렇다고 제가 오목 고수도 아닙니다. 그냥 초3 이길 정도...)
이렇게 생각이 안되는건가? 싶은데, 안 되는 거 맞나봐요. ㅋㅋㅋ
아무리 설명해도
(F가 감정적으로 동요할때 이론적 설명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논리적으로 이해시켜보려고 노력하는 어쩔 수 없는 T)
저의 주장과 근거들은 기분 나쁨을 해소하는데 1도 도움이 안되는가봐요.
그렇게 몇 번을 도전하다 계속 지면 닭똥같은 눈물마저 뚝뚝 흘리고
한시간 정도 삐쳐서 말도 안해요. ^^;
아이랑 놀아주고 기분좋게 해 주고 싶어서
피곤한데도 시간 내서 같이 오목을 둬 준건데,
그렇다고 져주기만 하면 아들의 오목 실력이 늘지 않을거란 생각에 (이것도 T 기질이겠죠)
저는 저대로 '에잇, 다신 오목 두나봐라!' 요런 상태가 된달까요.
여튼, 오늘 아들과 대화는 이랬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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